# BL# 소설
조아라 연재 때 3부 (단행본 6권..?) 쯤까지 감상...
완결까지 e북 출간 후 2023년 7월 말 1권부터 완결까지 감상
2024년 12월 4일 외전 출간 후 12월 6일 경 외전 일독 완료
12월 13일부터 1권~ 재독 중... 재독 타래를 만들어 갱신하다 갠홈 활성화 겸 이쪽이 더 쓰기 편해서 리뷰게시판에 백업하기로.
이미 완결~외전까지 일독 마친 후 다시 읽는 것이기 때문에 회고성 강함. 쿠션 관계 없이 전체적으로 스포일러 주의.
2024.12.15
발췌-내가 경기에 이겨서 날 응원하는 팬들이 기뻤으면 좋겠어. 물론 예전에도 경기 이기고 싶었던 건 마찬가지인데, 알잖아. 항상 나를 위한 게임한 거. 팬을 기쁘게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야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절반은 의무에 가까웠던 거고. 그런데 이번에 진심으로 그런 생각이 들더라. 보스턴전에서 그렇게 이기고 살짝 주춤했는데, 방금 디톡 받고 다음 경기 일정 찾아봤어. 빨리 이기고 싶어서. 처음이야. 이런 거.
*
내리막길을 걸으며 라이스는 천천히, 어쩌면 아주 빠르게 제가 끌어모은 칩을 반납했다. 마치 원래부터 돌려주어야 했던 것을 뒤늦게나마 제자리에 갖다 놓는 사람처럼. 그들이 제게 남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
처음부터 잘한 탓에 준혁은 지지하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알 필요도, 기회도 없이 여기까지 내려온 것이다. 그런 놈에게 지금의 시카고를, 라이스를 옹호하다가 욕을 박는 캡처본 속 대화는 의미가 깊을 수밖에 없다.
확실히 외전보고 거의 바로 재주행하니까 해상도가 다르구나 애초에 감정선이 이해안된적은 없긴했는데 내가 좀 더 배排필리적 사고를 버렸더니 둘의 시작 파트도 몹시 뜻깊게 다가온다
2024.12.15
그냥 막연하게 응원하는 존재를 의식하는 것과 눈앞의 상대가 응원의 말을 다른대상 거치지않고 직접 전달하는건 울림이 다를 수밖에 없고 팬으로서 상대를 응원하는 마음에 대상의 퍼포먼스는 결정적이지 않고
이미 팬이 되었으니까 폼떨어졌다고 응원하길 관둘 수 없는거고
2024.12.15
발췌인준은 리그를 적당히 본 적도, 적당히 라이스를 좋아한 적도 없다. 오히려 그러지 못해서 응급실에 실려 갈 정도로 문제인 쪽이다. 리그를 볼 때면 언제나 경건한 몸가짐과 갖춘 뒤, 전심전력을 다해 보는데. 이러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시카고 플레티넘과 라이스를 적당히 사랑하지 못해서인데. 막연하게 여태까지 해 왔던 것처럼 대충 넘어가면 될 거라 여겼던 건 살아 움직이는 최애를 코앞에서 보는 순간 고장이 났다.
잊고있었는데 박인준은 오시가 라이스인 훌리건이 맞구나
이준혁을 존나게 사랑하는구나....
2024.12.15
성큼 다가와 상대를 걱정하는 그 목소리와 손끝에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것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끔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근데 사실 박인준한테 라이스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것이 맞을거임
극 초반부인 이 시점에서도...
2024.12.15
발췌두 번째 만남은 처음보다 수월했다. 약속 장소로 준혁이 차를 끌고 왔을 때는 사실 비명을 지를 뻔했지만, 저번에 못 산 밥을 꼭 사 주고 싶다며 대낮부터 데려간 레스토랑에서 와인과 스테이크가 나올 때 결국 비명 아닌 비명을 질렀지만, 아무튼 수월했다.
*
소파에 쓰러지듯 앉은 인준은 자신의 눈가를 눌렀다. 들뜨지 말자. 제발.
두번째 만남때 진도가 저랬었네...
박인준 들떴다고?
2024.12.15
진짜 잘하는 사람만 데리고 게임하고 싶다던 한성우가 당시 아시아섭 1위였던 자신에게 먼저 차비를 쥐여 주며 이름도 짓지 않은 팀에 들어올 것을 권유했다.
아 벌써 용서가 안되....
죄인이 너무 많아
2024.12.15
그에게서 처음으로 거절당한, 그것도 거짓말로 거부된 사실에 혼란스러움을 느끼기는커녕 리그라는 독을 해독하고 굳건해진 이성
아 제정신아니고 괘씸해...
어 박인준 너 미친거야
2024.12.15
발췌게임을 못해도 아무 말 않던 놈이, 거리를 벌렸다. 어쩐지 충격으로 다가오는 그 틈을 애써 인식하지 않으려 했다. 라이스가 개인 영역 침범에 이렇게까지 민감한 놈이었나? 생각해 보면 스킨쉽을 싫어하는 것 같긴 했다. 좀 전에 타인이 컴퓨터를 만지는 게 싫다는 말도 진심이었나? 근데 그럴 거면 장비는 왜 빌려줬는데. 심지어 마우스패드까지 빌려줬잖아. 원래 호의는 마우스까지인 거 몰라? 말하는 건 또 왜 이렇게 다정해, 화났으면서. 적반하장이 되기 직전의 감정을 꾹 눌렀다.
2024.12.15
최애 선수니까 당연한거긴한데 다시보니 박인준쪽도 처음부터 꽤 의식하고... 이상하네...
미친놈인건 알았지만 기억보다 훨씬 제정신아니고 미친새끼네...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이 천천히 내려갔다. 귀와 뺨은 여전히 붉었다. 그의 얼굴은 보기보다 쉽게 빨개진다. 인준이 라이스를 직접 보고 겪으며 알게 된 사실이었다.
2024.12.17
발췌그게 라이스의 폼을 올리는 데 어떤 도움이 되거나 가치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렇게까지 생각이 기울어 있으면 사실상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자꾸 마음에서 뭔가가 턱하고 걸렸다. 이성은 모두 대충 넘기거나 적당히 대꾸하라는 쪽으로 넘어가고 있는데 말이다. 살면서 머리와 마음이 따로 논 적이 거의 없던 인준에게는 곤란함을 넘어 당황스럽게까지 느껴지는 일이었다.
*
만약 그가 눈앞에 있었다면 등 뒤로 어쩔 줄 모르고 펄떡이는 커다란 꼬리가 보이지 않을까, 무심코 생각하던 인준은 길거리 한복판에서 소리 나게 자신의 뺨을 때렸다.
*
-그래도 형 힘들면,
“나도 네가 하고 싶다던 이야기 듣고 싶어.”
-…천천히 이야기해도 돼요?
“그래.”
인준은 저도 모르게 웃음 지으며 말했다.
*
평소라면 의식적으로 반쯤 흘려들었을 이야기였으나 인준은 조용히, 팬은 모르는 게 정상일 라이스의 일상을 들었다.
현재가 어떻듯 그의 이름에 쌓인 과거는 변하지 않는다. 그걸 다른 누구도 아닌 당사자가 등한시하는 게 싫었다. 기실 어떤 사람이든 푸대접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면 인준은 이해를 못 하고 대신 나서든 했을 것인데, 라이스가 그러고 있으니 말로 할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가장 큰 회오리는 누가 뭐라 해도 분노였다. 라이스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 세상이 잘못된 것 같았다.
2024.12.17
발췌“그냥 내가 지금 누굴 만나면 안 돼서 그래.”
“너 설마 꼴에 라이스 때문이라고 하면,”
“더 중요한 이유야.”
눈을 아래로 내려 깐 인준에게는 쓸데없는 비장함이 느껴졌다. 영은 처음으로 젓가락을 내려놓고 그를 보았다. 어디 한번 말해 보라는 듯 팔짱까지 끼고 그를 노려보았다. 마찬가지로 인준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곧… 리그가… 시작해.”
2024.12.17
발췌“누구겠어.”
애초에 한 명밖에 없었다. 라이스를 떠나보내는 인사를 발렌타인에게 시킬 사람 같은 건.
“박인준이지.”
박인준, 그 말고 없었다.
3권 끝. 공항 씬은 정말 언제 봐도 가슴이 미어지고 화가 끓어오른다.... 박인준을 인정하고 애호하기로 마음먹었건만 3권에 오니 결심도 무너지는구나
다시 살피며 읽으니까 확실히 쌍방이긴 하구나... 박인준도 이준혁을 의식하고 로맨스적 맥락에서 좋아함... 박인준 시점에서 직접제시된 감정서술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되고 행동으로 "나타나는" 요소에 주목해야 되네
그래 니 심정도 이해는 간다 그렇지만 일단 악플달게 해줘 쌀먹충 괘씸해 너무
스포일러 주의
2024.12.17
다시 보니까 영이가 너무 좋다
2024.12.18
발췌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완전히 달랐다. 그가 처한 상황도, 자신의 입장도, 전화하게 된 계기도, 시카고의 승률도 무엇 하나 전과 같은 게 없었다. 그런데도 라이스는 그때처럼 말했다. 모든 것이 변한 와중에 그는 변하지 않았다. 가슴 어딘가가 꽉 조이는 통증이 느껴졌다.
*
“내가, 네 경기를 보는 게… 대체 뭘 해결해 주는데?”
그러나 입을 열어서 나온 소리는 생각과는 전혀 다른 말이었다. 리그가 아닌 일에 이러는 건 처음이었다.
*
-…그게 전부예요?
라이스는 사이가 완전히 끝난 사람이 하지 않을 말을 했다. 상황을 부정하거나 이해를 거부한다기보다는 정말로 의아한 것 같았다. 하루에 두 번씩 듣게 될 줄 몰랐던 말이기도 했다. 첫 번째였던 영이는 결국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고 갔다. 라이스는 그럴 것 같지 않았다.
2024.12.18
발췌가장 중요한 건 신의 말을 듣는 일이었다. 그러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입이 다물어졌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감히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지금 자신과 통화하고 있는 상대는 오픈 시티의 신이자 딜러들의 아버지, 링고의 현신, 메인 딜러의 교과서이면서,
-대신 그것만 알아줘요. 내가 그렇게 하는 건 형을 위해서라는 걸.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그리고 진짜 미안한데, 난 한 번도 형 앞에서 라이스였던 적 없어요.
2024.12.18
박인준 짜증나
그래도 다시 보니 얘 감정선이 좀 더 이해된다
킬금은 신이다.....
.....하지만 이런 고통이 아기쌀밥이에게 필요했을까요...? (우뚝..
2024.12.18
대꾸할 새도 없이 전화가 끊겼다. 휴대폰 불빛이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것도 잠깐이었다. 고요한 비상계단 안에서 자신의 심장 소리가 점차 뚜렷하게 들려온다. 아까와는 전혀 다른 이유로 뛰는 심장 소리가.
스포일러 주의
2024.12.18
발췌 그렇다면 그곳에 더 이상 라이스의 편이 있을까?
혼자서 넘겨짚어도 되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비상계단에서 통화했을 당시에 불안해 보이던 그의 목소리를 떠올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내 전화를 받자마자 울었던 라이스. 나의 응원이면 된다던 그의 말이, 불현듯 다르게 들려온다. 발렌타인에게 묻지 않아도 자신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라이스는 지금 괜찮을 리 없다.
4권 끝.....
6권은 끝나야 숨이 좀 트일텐데 이제서야 5권 들어간다... 5권에 내가 젤 좋아하는 명장면이 있긴 한데...
서브공 안좋아해서 이구간 전개가 더 고통스러운것도 있는데 백승현과 있는 순간의 박인준이 언제나 이준혁 생각뿐이라서, 발타와 함께하면서 이준혁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고 깨달아가고있어서 서브공으로서의 견제감은 전혀 없구나.....
그냥 주냑이가 불쌍하고... 하...
누가 프고쓰 비엘아니래 지금 게임보다도 사랑을 더 많이하고있어 사랑하느라 게임을 안하고있다고 박인준이
스포일러 주의
2024.12.19
발췌그리고 인준은, 더 이상 어떤 식으로든 라이스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았다. 라이스를 보고 싶지 않다고 말할 때면 그를 외면하고 싶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었으나 이번에는 아니었다. 그가 상처받는 걸 보고 싶지 않다는 말은 그가 상처받지 않길 원해서 나오는 말이었다.
*
“갑자기 네가 라이스인 게 진짜 부럽네.”
그래서 승현은 말했다. 갑작스럽게 던져진 말에 준혁이 눈을 깜박이는 것도 잠깐이었다.
“난 내가 라이스인 게 싫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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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 있는 거라곤 미국에 있는 숙소로 쳐들어가서 시카고 플레티넘과 관련된 모든 관계자의 목을 조르는 것 말고 없었다. 그런 다음에는 리그 팬들의 진심을 우롱한 죄목으로 교도소에 처넣는 것이다. 언젠가 출범 시즌 라이스를 사칭하는 뻐킹 누룽지를 수감시키기 위해 찾아본 교도소도 있었다. ADX 플로렌스 교도소 정도면 그들이 여생을 누리기에도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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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그대로 시카고를 응원했다가 머리가 깨지고, 경찰을 만나도 존재했던 미약한 기대는 라이스 때문이었다. 나를 위해서 다신 지지 않겠다던 그 문장 하나 때문에. 결국 또 그 말에 붙잡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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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따지자면 인준은 e스포츠는 아직 스포츠라는 종목으로 들어갈 자격이 없는 유사 스포츠라 생각했다. 왜냐면, 가끔씩 프로게이머를 사칭하는 개새끼들이 경기장에 난입해서 팬들 혈압을 터트려 놓으니까……. 2020시즌 시카고의 경기력을 부정하다가 미쳐서 리그의 존재 자체에 의문을 가졌던 이나 할 법한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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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라이스가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일이라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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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시카고 감독을 위해 생각해 두었던 ADX 플로렌스 교도소에 직접 갇히는 것으로 시뮬레이션을 끝낸 인준은 생각을 가다듬기 위해 크게 심호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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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성우에게, 준혁은 확신이 있었다. 여태까지 소극적으로 보이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결코 시선을 피하지 않는 준혁을 보며 성우는 그가 자신을 믿고 있음을 깨달았다. 준혁은 저에게서 쫓겨난 걸 알면서도, 그리고 그 자리에 누구를 들였는지 알면서도, 한성우는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었다. 직전에 친구인 자신까지 속였을지도 모르는 백승현을 믿고 지켰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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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를 보는데 다른 소음은 허락할 수 없는 몸으로 스스로를 곱게 길러 왔으니까. 말고도 카페가 안 되는 이유는 많았다. 첫 번째로는 2020년에 들어서면서부터 충격적인 경기 스코어에 몸져눕는 일이 잦아졌고, 두 번째는 난동 혹은 기물 파손, 욕설 및 행위 예술로 경찰서에 신고당하는 일만큼은 피하고 싶었으며, 세 번째로는 갑작스럽게 화면 너머로 목격하게 된 오픈 시티의 신에게 무릎을 꿇어야 한다든가 하는 돌발 상황에 언제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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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서 이긴 라이스를 두고도 기쁘지 않은 지금, 깨달아선 안 될 것을 알아 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2024.12.19
발췌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한타를 코앞에 둔 지금, 인준의 기도는 응답받는다.
언제였는지는 이제 기억도 나지 않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계속.
누구도 아닌 라이스로부터.
“전부 다 형이 하던 것들이네요.”
라이스의 플레이는 지금까지 받았던 애정 표현 중에서도 가장 거대하고 처절하게 다가왔는데, 그게, 이상하게도 싫지 않았다.
식은땀이 맺힌 손등으로 뺨을 살짝 짚으면 얼굴에는 열이 올라 있었다. 설렘은 끝났고, 기쁜 일은 지나갔는데. 이제 와서 가슴이 아플 만큼 심장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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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실 일반인 랭커 키워드를 달고 만들어지는 매드무비에서 알렉 파트가 나온다면 그건 전부 자신의 플레이였다.
왜냐면 알렉 탈출은 지능 순이니까.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서포터인 럴러바이가 알렉을 더 이상 경기에서 들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
인준은 새삼스럽게 자신이 그와 알렉을 플레이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라이스가 플레이로 보여 주지 않았던가. 그의 알렉은 사십센트와 함께 게임을 하던 자신과 똑같았다. 저가 라이스 앞에서 알렉을 했든 말든, 그는 인터넷 각지에 퍼져 있는 자신의 플레이 영상을 보았을 것이다.
*
‘Philly’보다도 ‘40cent’를 쳐야 더 많이 나올 것들. 그것들마저도 초점은 대부분 영이에게 가 있어 찾아보기 쉽진 않을 것이다. 그런 영상들을, 라이스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찾아봤을까. 무슨 생각으로 편이라고는 한 명도 없는 미국에서 내 영상을 봤어.
실시간으로 그의 경기가 흘러나오고 있었으나 눈에 들어오는 게 없었다. 그저 궁금했다. 모니터 너머에 앉아 있을 라이스가. 그라는 사람이.
2024.12.19
내가 제일 좋아하는... 프고쓰 명장면중 하나를 다시 영접하며 5권까지 재독을 마쳤다....
조아라 연재때를 포함해서 이부분만 세번째 읽는데 언제 봐도 새롭게 감동적임.. ㅜ ㅜ
게임으로 시작된 관계속에서 게임을 향한 사랑이 서로를 향한 사랑으로 번지기까지... 게임BL이라는 장르 안에서 최고로 개연성있고 완벽한 "사랑에 빠지는 장면" 묘사라 생각함...
그리고 물리적으로 메인공과 멀어지고 소통도 거의 단절된 상태에서 바로 옆에 일단은 서브공된 자와 함께있는데, 그 서브공한테 고백공격받기 일보직전인 상황에서 메인공에 대한 감정 완전각성/연애적으로 사랑에 빠지는 상황설정이 정말 악랄하다(++) 느낌 언제봐도
스포일러 주의
2024.12.19
그러니까 계속 "라이스"라는 최애 선수에 얽매여서 팬으로서의 위치와 감정 등에 혼란을 겪던 박인준이 처음으로 그 뒤의 "이준혁"을 자각하고... 라이스가 아닌 자신과 시간을 함께한 그 이준혁한테 사랑을 느꼈다는게 겜벨적으로 너무 완벽하게 나타남...
결국 이준혁이 라이스고 라이스가 이준혁이고 박인준은 라이스이자 이준혁인 그에게 반한거지만 이 시점에서 쌀필은 "라이스"와 "이준혁"의 구분에 얽매여 있으니 나도 굳이 강조해봄ㅋㅋ
스포일러 주의
2024.12.19
발췌“나는… 네가 주장이 아니어도 괜찮아. 럴러바이랑 게임을 안 해도 괜찮고, 시카고의 선수가 아니어도 괜찮고, 메인 딜러가 아니어도 괜찮고, 팀 간판이 아니어도 괜찮아.”
“하다못해 네가 라이스가 아니어도 괜찮으니까…….”
“…그러니까, 그런 팀에 있지 마.”
그런 팀에서, 날 위해 버티지 마. 설령 자신을 아는 모든 사람에게 미친놈 취급받는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지금까지 그에게 숨겨 오며 쌓아 온 모든 게 무너져도 괜찮았다. 그래서 그가 감독 밑에서 나올 수 있다면 무슨 말이라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그에게 했던 말들을 주워 담을 수만 있다면. 그에게 했던 모든 짓을 없던 걸로 만들 수만 있다면.
*
인준은 자신의 기분을 설명하기에 죄책감은 너무 편한 단어라고 생각했다.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있었고, 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고서 라이스가 아닌 이준혁과 온전하게 대화하고 싶었다. 그가 정말로 괜찮은지 직접 보고 싶었고, 그의 상황을 직접 듣고 싶었다. 거기에는 죄책감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감정들이 뒤섞여 있다. 측은지심이라는 말로 누르기에는 자신의 욕구가 분명한 것들. 그런 자신의 행동이 구질구질하게 매달리고, 부담스럽게 집착하고, 눈치 없이 질척거리는 걸로 보여도 상관없었다.
죄책감은 너무 편한 단어였다.
스포일러 주의
2024.12.19
발췌“이준혁이 경기 뛰는데 어떻게 내가 리그를 끊어.”
하기야 당장 두 달 전에 자신이 이런 마음으로 리그를 보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어떤 우주의 힘에 의해서 과거의 자신을 만난다면 과거의 자신은 지금의 자신을 보고 결국 세계가 망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기어코 내가 라이스를 죽였다고 생각하거나. 그럼 거기다 대고 말해 줘야지. 시카고고 나발이고 우리 좆됐다고. 그리고 존나 패. 이 씹새끼.
*
해설 위원은 럴러바이가 팀에 두 명인 것 같다고 극찬했지만 진짜 럴러바이는 혼자서 다 잘했다. 저쪽은 변수 창출, 킬 캐치, 팀 케어를 세 명이 분담해서 각자의 부담을 줄이며 진정한 팀플레이를 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진짜 럴러바이는 혼자서 다 잘했으니까 위기감 같은 건 들지 않았다. 원래 천재는 고독한 법이다. 은퇴까지 한참 남은 18살, 19살 어린 서포터들이 부럽지 않았다. 아무튼 별생각이 없었다. 어쨌든 럴러바이가 더 잘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고독한 천재의 눈에도 썩 괜찮은 서포터가 시카고에도 있었다. 문제는 그의 원래 포지션이 메인 딜러였다는 것 정도.
*
뭐가 됐든 자신이 진심으로 공감할 수는 없는 건 분명했다.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화면에서는 다음 경기를 위한 10분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있었고, 그 뒤에 방송될 경기는 시카고 플레티넘의 경기였기 때문이다. 뉴욕처럼 다양한 조합을 선보일 유능한 벤치 선수도 없고, 영리하게 전략을 짜서 선수를 지킬 생각도 없는 팀의 경기가.
*
약 1년 만에 다시 선 토너먼트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긴장하거나 떨기는커녕 자신에게 열광하는 팬들의 함성을 즐기는 그의 여유로움은. 원래부터 있어야 할 곳에 돌아왔다는 듯한 그의 거만함은. 상대와 빨리 붙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한 그의 장난스러움은. 걸음걸이는 물론 고개를 드는 각도, 표정 짓는 얼굴 근육 하나 눈짓 하나 전부 계산된 게 분명한 그것은 시카고 플레티넘의 영원한 자랑이자 상징으로 남을 라이스의 모습이었다. 거기에 감독에게 맞고, 팀원들에게 외면당하며, 친구와 싸우고 손을 다친 이준혁은 없었다. 이준혁은 없었다.
2024.12.19
발췌한마디로 완전히 축제였다. 그런 와중에 이 세상에서 가장 라이스를 사랑할 인준만 웃지 못하고 있었다.
*
뒷짐을 지고 서서, 오른쪽 소매에는 온갖 스폰서 로고가 덕지덕지 붙은 유니폼을 입은 그는.
끝으로 갈수록 힘겹게 입을 여는 듯 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그곳에는.
아직 이준혁이 있었다.
*
때문에 인준은 자신이 라이스라고 증명하기 위해 처절한 그의 에임에도 더 이상 심란함을 느끼지 않으려 했다. 얼핏 팀을 믿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의 플레이가 보기 힘들다 못해 괴로웠으나 힘들지 않으려고 했다. 그게 이준혁이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을 괴롭게 만드는 그의 모든 처절함이 전부 이준혁이었다.
*
이제 라이스는 나를 무너트릴 수 없었다.
나를 아프게 만들 수 있는 건 라이스가 아니었다.
CHICAGO PLATINUM WINS 더 이상 인준에게는 어떤 의미도 없는 말이었다.
2024.12.19
6권 완.
7권~감상은 게시글 분리해야지
2024.12.19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파트였을 것이다... 세번 보니 그렇게 힘들진 않네요 차라리 3~4권 쯤이 젤 괴로웠던듯ㅋㅋ 필리에 대한 호?감 을 시험당하는 기분이었음...... e북 1부 (연재구간상 3부) 분량까지 다 보니까 더이상 처음처럼 괘씸하고... 그러진 않는듯 7권 들어가면 또 다를지도.... 쌀발외전 제외하면 거긴 징짜 2번째로 읽는... 파트니까....
5권마지막에 크게 이준혁의 존재를 의식하고 몰아치는 상황속에.... 더이상 라이스를 라이스라고 타자화할 수 없게 된 박인준이 인상적인 6권이었음
박인준한테 큰 관심과 호감이 없어서(ㅠㅠㅠ) 계속 지나쳐왔는데 얘가 진짜 라이스를 좋아하긴 했구나
그래 이해한다 둘이 행복해라 서로 상대 방생하지 말고 둘이 오래오래 지내거라(물론 이 뒤로도 갈길이 멀긴 했음...